한국 재일 일본 청년 포럼

By |2003-11-26T05:06:59+00:0011월 26th, 2003|옛 게시판/서울KYC 활동|

2003 한국-재일-일본 청년포럼(YOUTH FORUM)

10월 3일 인천국제공항.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비슷한 차림의 젊은 남녀가 하나둘씩 모인다. 시민 단체 활동가와 회원, 회사원, 대학생, 자원 봉사자 등 다양한 분야의 청년 52명. 어색하고 약간은 긴장되고 들떠 보이는 모습의 사람들은 올해로 7회째를 맞는 한일청년포럼의 한국측 참가자들이다.

한일청년포럼은 재일코리언청년이 가교가 되어 한일 양국 청년들의 공동의 고민과 실천을 모색하고, 동북아 평화, 나아가 세계 평화의 전도사가 되기 위해 다양한 강연과 토론, 심포지엄, 현장 활동 등으로 이루어진 연례 행사이다. 한국과 일본에서 번갈아가면서 열리는데 2003 한일청년포럼은 ‘동아시아라는 공간에 평화라는 시간을’이라는 주제로 10월 3일부터 6일까지 유스포럼 일본위원회의 준비로 동경에서 열리게 되었다.



▲ 한일포럼 개막식

한국에서 52명, 주최측 일본은 KEY, PEACE BOTE, A SEED JAPAN 등 시민 단체 참가자와 일반 참가자 150여명 등 2003 한일 청년포럼에는 한국-재일-일본 청년 200여명이 참가하였다.



▲ 김택수(유스포럼 재팬 위원회)씨의 개막식 인사

첫날-개막식과 교류회

2003 한일청년포럼 개최를 맞이하여 한국과 일본 대표단의 인사를 시작으로 개막식은 시작되었다. 일본측 준비위원회 김택수(관서위원회 위원장)씨는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우리 청년포럼이 7년 동안 한일의 국경을 넘어 함께 호소하고 행동해 왔다는 것, 신뢰 관계 속에서 함께할 수 있는 친구가 되었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 청년 포럼의 자산”이라고 한 뒤 참가자들의 적극적인 행동과 참여를 당부했다.

한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재일코리언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의사 소통이 힘들었다. 하지만 청년들의 특징이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한다고 하지 않던가. 첫만남의 어색함과 설레임을 풀기 위해 한 ‘서바이벌 가위바위보 인사’는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켜 친근함을 느끼게 했다. 다양한 표정과 손짓, 눈빛 등으로도 대화가 가능했다면 믿을 수 있을까?



▲ 눈짓과 표정으로 하는 자기 소개

둘째날-필드워크(현장 체험)

일본 사회의 구체적 현실을 알고 한국과 비교, 공동의 실천 활동과 토론을 위해 둘째 날은 필드워크(현장 체험)가 진행되었다. 기존 필드워크의 주제였던 역사, 인권, 평화 이외에 올해는 젠더나 환경 등의 주제가 새롭게 제안되어 좀더 다양화되고 세분화되었다.

이번 필드워크 중에선 북핵 문제, 이라크 전쟁 전투병 파병 등 위기의 동북아 정세로 인해 평화-동북아의 안보 코스 필드워크에 가장많은 사람들이 참가하였다.



▲ 엔도 시의원과 함께하는 평화 필드워크 “토론회”

평화 필드워크는 9.11 동시 다발 테러, 아프간 전쟁, 이라크 전쟁 후의 한국과 일본에 있어서의 미군 기지의 의미를 ‘동북아 전망’이란 관점에서 생각하는 자리로 도쿄도 훗사시에 위치한 주일 미군 부대 ‘요코타 기지’ 방문으로 시작되었다.

요코타 기지를 비롯한 주일 미군 부대 감시 운동을 벌이는 훗사시 시의회 엔도 요우이치 의원은

“주일 미군과 주한 미군은 기본적으로 북을 봉쇄하는 데 그 목적이 있으나, 근본적으로 미군은 자국의 이익이 최우선이며, 경우에 따라 국제법도 무시하고, SOFA협정도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하고 집행한다. SOFA에 따르면 주둔 비용은 미군 부담으로 되어있으나 현재 주일 미군 비용은 일본 정부가 75% 부담한다. 일본 국민들은 기본적으로 납세자로서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라도 기지반환 운동을 벌어야한다”

고 말했다. 기지를 관찰하는 동안에도 참가자들의 머리 위로 B-29가 날아다녔으며, 그 소음은 실로 대단했다.



▲ 멀리 보이는 곳이 요코타 기지

이후 ‘동북아시아에 평화로운 공간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란 주제의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자로 참가한 다마키 가즈히코(탈군비네트워크)는

“미국의 세계 일국적 지배에 대한 저항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 동북아 연대를 해야하며 연대의 선결 조건은 각국의 신뢰 회복이다. 이를 위해 일본은 과거 역사에 대한 사죄와 보상을 철저하게 해결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군사력에 의존하는 평화는 지속될 수 없으며, 그것은 오히려 평화를 위협하는 것이다. 동북아시아에 전쟁의 고통과 잔혹함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되며, 탈냉전의 새로운 시대에 공존을 위한 한일 청년들의 연대가 더욱 절실한 시점이라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한 시간이었다.



▲ 요코타 기지가 보이는 전망대에서 평화 필드워크 팀

그 이외에 역사 인식(공습 피해를 통해 본 시민과 전쟁-야스쿠니신사, 도쿄대 공습관 방문 등), 인권-피차별부락 코스/젠더 코스/재일외국인, 환경, 북한 인도 지원 등의 필드워크가 이루어졌다. 필드워크를 통해 참가자들은 서로의 생각의 차이를 인정하면서 공동의 실천을 하기 위해 토론했고 깊어가는 우정과 교류의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 북한 인도 지원 필드워크



▲ 환경 필드워크

-세째날

청년NGO 심포지엄’사례 교류와 네트워킹에서 공동 실천으로’

한일 청년 NGO 심포지엄은 중장기적 비젼을 갖고 일상적/지속적 한일 청년교류를 이루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올해는 선거를 앞둔 한일 양국간의 관심사인 ‘시민 운동과 정치 참여’란 주제로 이루어졌으며 일본의 ‘주민 투표 제도’와 한국의 ‘2000 총선 낙천/낙선 운동과 2002 대선 청년유권자 운동’에 대한 사례 발표가 있었다. 각국의 정치 현실에 따른 차이는 존재하지만 공통점은 청년층이 새로운 정치를 만드는 주역이 되어야 한다는 것! 삶의 문제와 밀접한 정치에 관심을 갖고 변화의 주도자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2003 청년 포럼 공개 행사 ‘동아시아라는 공간에 평화라는 시간을’

폐막식 전 마지막 행사로 한일청년포럼 참가자 이외 일반인들과 함께 ‘동아시아라는 공간에 평화라는 시간을’이란 주제로 공개 행사가 진행되었다.



▲ 한국 참가자 전체 합창 “당신과 나 우리 지금 여기에 있어요”

둘째날 진행되었던 필드워크(평화, 북한 인도 지원, 환경)에 대한 보고 대회로 시작되었고, 중간에 한국참가자 전체의 공연이 있었다. 재일동포가수 이정미씨의 ‘당신과 나 우리 지금 여기에 있어요’란 노래를 합창하면서 후렴구를 일본어와 수화로 선보여 많은 일본 참가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어서 오사카 경제법과대학 아시아태평양센터 소장인 무샤고지 킨히데 선생님의 ‘반테러 전쟁에서의 동아시와의 평화’란 주제의 강연이 있었다. 강연에서

“일본은 한반도 분단에 책임이 있다. 이해 관계를 떠나서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를 이루어야 하며 경제, 과학 기술, 인도적 지원을 해야한다. 또한 북한에 대해선 한국의 입장을 지지·지원해야 한다”

고 이야기 했다. 세계화가 평화를 위협하는 지금 청년들의 연대와 교류가 중요하며 전쟁에 대한 평화를 지향함에 있어 소극적 기다림에서 벗어나 적극적 항쟁의 개념으로 평화를 인식해야 한다는 강렬한 메시지를 남겼다.

폐막식

요요기 국제 올림픽 센터로 자리를 옮겨 폐막식을 진행했다. 필드워크 보고대회를 마무리하고 참가자들의 장기 자랑이 이어졌다. 재일교포 청년단체에서 참여하지 못한 아쉬움을 이쁜 선전물로 꾸며왔고, 노래와 춤, 풍물 등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흥겨운 마당이었다.

특히 KEY(재일코리언청년연합) 오사카 지부에서 풍물 공연을 할때, 뭔지모를 뜨거운 기운이 전해져 오기도 했다. 그것은 아마도 한국 또는 조선 국적을 갖고 일본에서 살아가기 위해 재일교포 청년들이 조국의 언어와 문화를 잊지 않고 그들만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에 커다란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리라. 또한, 아직도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 많은 일본에서 재일동포청년들과 아름다운 연대를 맺고 있는 일본 청년들의 뜨거운 동지애를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 한반도 기에 평화의 메세지를 적는 일본측 참가자

AGAIN 2004 SEOUL

2003 한일청년 포럼을 마치면서 한국측 준비위원장 김종수(KYC 평화통일센타)씨는

“올해 한국 참가자들이 적극적으로 참가해서 좋았고, 특히 우리가 준비한 소박한 공연이 좋았다. 이것이 사회 공익적 활동으로 이어져야 하며 참가자들이 받았던 감동이 사회적 실천활동으로 옮겨질수 있도록 고민을 해야한다는 문제의식은 여전히 남아있다. 내년 서울에서 열리는 포럼에 2003년 참가자들이 적극적으로 준비했으면 좋겠다”

고 했다.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선 반성적 성찰과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 역지사지의 정신으로 상대방에 대한 이해를 시작으로 젊은 세대의 현재진형형 역사 인식, 마음을 터놓고 함께 고민을 나누고, 행동하는 친구가 되는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이제 새로운 청년의 역사관과 움직임이 동북아시아 평화 조성에 커다란 기여를 할 날을 기대해 본다.

헤어짐의 아쉬움에 손을 놓치 못하는 한국-재일-일본 청년들.

2004년 서울에서 꼭 다시 만납시다.



2003 한일 청년포럼 전체 참가자